처음에는 하악질하던 칸트와 후쿠: 고양이 합사의 첫 반응과 관계 변화

쿠션 위에서 서로 몸을 맞대고 함께 쉬는 칸트와 후쿠

2025년 7월 1일, 칸트와 후쿠는 작은 스크래처 하우스 안에 함께 들어가 있었다. 두 고양이의 몸이 닿을 만큼 좁은 공간이었다. 둘은 그 안에서 한동안 함께 머물다가 잠이 들었다.

열흘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후쿠가 처음 집에 온 날, 칸트는 후쿠에게 하악질했다. 후쿠를 돌보던 가족이 다가가도 손길을 거부했고, 후쿠가 있는 방에는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내가 사용하는 서재의 책장 위로 올라가 오래 내려오지 않았고, 좋아하던 사료도 거의 먹지 않았다.

당시 그런 모습을 처음 본 우리 가족은 칸트가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다. 칸트가 불행해 보였고, 합사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나와 아내의 결정에 대한 후회도 컸다.

그런데 며칠 사이 칸트의 행동에는 작은 변화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후쿠를 피했다. 다음에는 멀리서 바라봤다. 그러다가 모두 잠든 새벽에 스스로 후쿠가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후쿠가 집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뒤에는 거리를 두고 따라다녔다. 그리고 열흘쯤 지난 날, 둘은 같은 작은 공간에서 함께 잠들었다.

이 경험은 이후 내가 고양이들의 합사를 바라보는 방식을 많이 바꾸었다.

후쿠가 온 날, 칸트의 행동이 달라졌다

후쿠는 2025년 6월 21일, 생후 약 6주에 우리 집에 왔다.

당시에는 칸트와 호두가 함께 살고 있었다. 후쿠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을 갑자기 마주하고 놀라지 않도록 방 하나를 비웠다. 방 한쪽에는 플라스틱 케이지를 설치하고, 그 안에 잠자리와 물, 화장실,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처음에는 방문도 닫아두었다. 특히 호두가 어린 고양이에게 강한 관심을 보여 후쿠가 겁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고양이 합사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아내가 후쿠를 데려왔을 때 호두와 칸트는 이동 백팩에서 후쿠가 나오는 모습을 처음부터 보았다. 두 아이 모두 처음에는 후쿠에게 큰 관심을 보였고, 우리도 별다른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생각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달라졌다.

칸트는 후쿠에게 하악질하기 시작했다. 후쿠를 돌보던 가족이 다가가도 손길을 거부했고, 가족에게까지 하악질했다. 나와 아내는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크게 당황했다.

칸트는 후쿠가 있는 방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고, 내 서재의 책장 위에 올라가 오래 머물렀다.

후쿠가 집에 온 첫날 책장 위에 올라가 있는 칸트
후쿠가 온 첫날, 칸트는 책장 위에 올라가 한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웠던 것은 먹지 않는 것이었다. 좋아하는 사료를 줘도 조금만 먹거나 거의 그대로 남겼다. 평소 좋아하던 사냥놀이에도 반응하지 않았고 혼자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우리는 칸트가 불행해졌다고 느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당시 우리가 칸트의 행동을 보며 내린 해석이었다. 칸트가 실제로 무엇을 느끼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악질과 회피, 높은 곳에 오래 머무는 행동, 식사량과 활동의 변화가 실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고양이 사이의 긴장을 다루는 2024 AAFP 가이드라인도 하악질이나 회피 같은 직접적인 행동뿐 아니라 평소 생활 패턴의 변화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고양이의 등장은 기존 고양이 사이에 긴장이 생길 수 있는 주요 변화 가운데 하나다.

2024 AAFP Intercat Tension Guidelines

피하던 칸트가 후쿠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처음 사흘 정도였다.

그런데 후쿠가 온 다음 날인 6월 22일, 이전과 조금 다른 장면을 보았다.

칸트가 후쿠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방 밖에 앉아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쿠가 있는 방 밖에 앉아 안쪽을 바라보는 칸트
다음 날, 칸트는 방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문밖에서 후쿠가 있는 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때는 그 행동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후쿠가 있는 곳 자체를 피하던 칸트가 다시 그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더 인상적인 장면은 다음 날 새벽에 있었다.

6월 23일 오전 3시 16분쯤 우연히 잠에서 깨어 방 쪽을 보았는데, 칸트가 후쿠가 자고 있는 곳 가까이에 앉아 후쿠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온 것을 알아차리자 칸트는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잠시 뒤 다시 확인했다.

오전 3시 53분, 이번에는 칸트가 방 안으로 들어가 의자 아래에 몸을 두고 후쿠를 바라보고 있었다.

새벽에 후쿠가 있는 방 안으로 들어와 의자 아래에 앉아 있는 칸트
6월 23일 새벽, 칸트는 스스로 후쿠가 있는 방 안까지 들어와 의자 아래에 머물렀다.

그 장면은 기억에 오래 남았다.

당시 나는 그것을 희망적인 변화로 받아들였다. 그렇다고 칸트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호기심 때문이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행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분명했다.

후쿠가 있는 방을 피하던 칸트가 스스로 그 방에 들어와 후쿠와의 거리를 줄이고 있었다.

지금 이 과정을 돌아볼 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그때 칸트가 무엇을 ‘생각했는지’를 추측하기보다, 실제로 두 아이 사이의 거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는 것이다.

두 고양이 사이의 거리는 며칠 동안 조금씩 줄었다

6월 23일에는 케이지를 치우고 후쿠가 방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했다. 다음 날부터는 방 밖으로 나와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는 시간도 늘렸다.

후쿠는 호두나 칸트를 크게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집 안을 돌아다니며 놀았고, 칸트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곤 했다.

칸트는 처음에는 그런 후쿠를 피했다.

하지만 이전처럼 하악질하거나 후쿠가 있는 공간 전체를 피하지는 않았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후쿠가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봤고, 때로는 후쿠를 따라다니며 관찰했다. 후쿠가 가까이 다가오면 천천히 거리를 벌리기도 했다.

6월 25일 무렵부터는 칸트의 식사량도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족에게 하악질하는 행동도 줄었다.

정확히 어느 날부터 정상적인 식사량으로 돌아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따라서 후쿠와의 관계 변화가 식욕 회복을 직접 일으켰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당시 관찰한 흐름은 이랬다.

후쿠와의 거리가 조금씩 줄어드는 동안 칸트의 생활도 조금씩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6월 30일 무렵에는 후쿠가 움직이면 칸트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따라다니며 지켜봤다. 후쿠가 다가오면 아직 피하기도 했지만, 처음처럼 하악질하거나 위협하는 행동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특별한 훈련을 한 것은 아니다.

후쿠에게 별도의 공간을 주고 직접적인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지만, 지금 권장되는 방식처럼 냄새 교환부터 시작해 단계별로 합사를 계획했던 것도 아니다.

현재 AAFP의 단계별 소개 가이드는 새 고양이를 먼저 별도의 공간에 적응시키고, 냄새와 공간을 점진적으로 익힌 뒤 시각적 접촉과 직접 접촉으로 진행할 것을 권한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속도는 개별 고양이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전체 과정은 며칠일 수도 있고 수개월 이상 걸릴 수도 있다.

AAFP Step-by-Step Guide: How to Introduce a New Cat to Other Cats in Your Home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나도 더 천천히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지식이 없었다. 우리는 두 고양이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다음 단계를 결정하고 있었다.

열흘 뒤, 둘은 같은 숨숨집에서 잠들었다

7월 1일, 두 아이 사이의 관계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

칸트와 후쿠가 작은 스크래처 하우스 안에 함께 들어가 있었다.

그 공간은 두 고양이가 서로를 완전히 피하기 어려울 만큼 좁았다. 둘은 그 안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잠이 들었다.

작은 숨숨집 안에 함께 들어가 있는 칸트와 후쿠
7월 1일, 칸트와 후쿠는 같은 작은 숨숨집 안에 함께 머물렀다.

가족 모두 크게 안도했다.

처음 칸트가 밥도 잘 먹지 않고 책장 위에서 내려오지 않을 때는 후쿠가 온 일이 칸트에게 계속 힘든 변화로 남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그런데 열흘쯤 뒤 우리는 두 아이가 몸을 가까이 두고 잠든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 이후에는 둘 사이에서 가까운 관계를 보여주는 행동이 더 자주 나타났다.

함께 씨름하듯 놀았고, 집 안에서 서로 쫓고 쫓기며 뛰어다녔다. 스크래처 하우스와 캣타워에서 함께 쉬었고, 내가 일하는 책상 위에서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머물곤 했다.

책상 위에서 잠든 후쿠의 머리 가까이 다가간 칸트
며칠 뒤에는 칸트가 책상 위에서 잠든 후쿠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로 그루밍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칸트가 후쿠를 그루밍하는 일이 더 많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후쿠도 칸트를 그루밍했다.

7월 말에는 두 아이가 몸을 붙이고 함께 쉬는 모습도 자연스러워졌다.

쿠션 위에서 몸을 붙이고 편안하게 쉬는 칸트와 후쿠
7월 말에는 두 아이가 몸을 붙이고 함께 쉬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다.

이런 행동들은 단지 두 고양이가 같은 집에서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가까이 쉬고, 상호적인 놀이를 하고, 서로 그루밍하는 행동은 친화적인 고양이 관계에서 관찰되는 사회적 행동이다. 2024 AAFP 자료에서도 서로 가까이 쉬는 행동과 상호 놀이 등을 고양이 사이의 긍정적인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으로 다룬다.

그래서 나는 칸트와 후쿠를 친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고 싶다.

열흘은 고양이 합사에 필요한 시간이 아니다.

열흘은 칸트와 후쿠에게 실제로 일어난 시간일 뿐이다. 다른 고양이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다.

새로운 고양이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개별 고양이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지금 다시 합사한다면 더 천천히 시작할 것이다

칸트와 후쿠의 결과가 좋았다고 해서 당시 우리가 사용한 방법까지 좋은 합사 방법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잘한 것도 있었다.

후쿠를 위한 별도의 방을 마련했고, 숨을 곳과 화장실, 물, 잠자리를 준비했다. 처음에는 케이지라는 물리적인 장벽도 사용했다.

하지만 체계적인 단계별 합사 방법은 몰랐다.

후쿠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칸트와 서로를 보았다. 별도의 냄새 교환 단계도 거치지 않았다. 칸트가 강한 반응을 보인 뒤에야 우리는 고양이 합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현재 권장되는 방법을 알고 다시 시작한다면 더 느리게 진행할 것이다.

먼저 후쿠가 자기 공간에서 안정될 시간을 주고, 직접 만나게 하기 전에 서로의 냄새를 익힐 시간을 마련했을 것이다. 한 단계에서 불편함이 크게 나타나면 서두르지 않고 다시 거리를 늘렸을 것이다.

AAFP의 현재 가이드 역시 새 고양이를 위한 독립된 전환 공간을 마련하고, 고양이들의 반응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을 권한다.

그렇게 했으면 칸트가 처음처럼 힘들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칸트는 이후 다른 고양이가 집에 들어왔을 때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것 역시 칸트라는 개체의 특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지금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다.

다시 한다면 결과를 낙관하고 서두르기보다, 아이들이 실제로 보여주는 행동에 맞춰 속도를 정할 것이다.

칸트와 후쿠가 내게 바꿔놓은 합사의 기준

칸트와 후쿠의 경험 뒤에 시간이 흘러 새로운 고양이들이 우리 집에 들어와 가족이 되었다.

그런데 모든 관계가 칸트와 후쿠 때처럼 가까운 관계로 변한 것은 아니었다.

칸트는 지금도 후쿠와 함께 놀지만 노랭이와 와이티와는 후쿠와 같은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후쿠는 다른 고양이들과도 비교적 잘 어울리는 반면, 칸트는 혼자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선택한다.

처음에는 나도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칸트가 다른 고양이들과도 후쿠처럼 가까워지기를 바랐다.

지금도 그런 바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아이들의 관계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칸트와 후쿠의 경험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시간이 지나면 모든 고양이가 친구가 된다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처음 보이는 반응만으로 관계의 미래를 너무 빨리 단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미래가 반드시 친밀한 관계일 필요도 없다는 것.

고양이들을 친구로 만들 수는 없다.

합사의 목표도 반드시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 데 있을 필요는 없다. 고양이들이 과도한 긴장 없이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필요할 때 서로 거리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

지금 내가 합사가 잘되었다고 판단할 때 더 중요하게 보는 것도 이것이다.

한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 때문에 밥이나 물, 화장실, 휴식 공간을 지속적으로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가. 필요할 때 가까이 갈 수도 있고 물러날 수도 있는가. 서로 친구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

칸트와 후쿠는 그보다 더 가까운 관계가 되었다.

그것은 우리에게 아주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것을 모든 고양이 관계가 도달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묘가정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아이를 서로 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고양이가 필요한 자원과 공간을 확보하고 자기에게 필요한 거리를 선택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야기는 앞서 쓴 「다묘가정 가이드: 여러 고양이가 안정적으로 함께 살기 위한 기본 구조」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었다.

다묘가정 가이드: 여러 고양이가 안정적으로 함께 살기 위한 기본 구조